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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나의 보물은 무엇?

by 大建 2015. 6. 19.

연중 제11 주간 금요일(마테 6,19-23)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나의 보물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카메라와 렌즈들이 나의 보물일까? 

그것들은 나의 보물이 아니다. 단지 나의 취미 생활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좋은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그것을 자랑한다.

하지만 진정 귀한 보물을 가지고 있을 때는 완벽한 보안 장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한에는 

아무에게나 자랑하지 않고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슬그머니 보여주면서 자랑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카메라를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나의 보물은 무엇일까? 

내게 보물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 보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진정으로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야 나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 제1 독서에서 바울로 사도는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 하고 말한다. 자신이 하느님 앞에 그리고 세상 앞에 약한 존재인 것만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우리의 것이라고는 악습과 죄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1회칙 17,7) 하고 단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약함, 악습, 죄악들을 보물인 양 자랑하고 소중하게 보관해야 하는가?

 

아니다. 

하지만, 내 존재의 그러한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쁨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내게 지극히 인자하신 하느님의 사랑, 언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하느님의 지극하신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내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내게 건네지는 그분의 사랑, 그분의 은총이야말로 참된 보물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그러한 사랑, 은총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며 나도 그러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그러나 나의 약함, 죄와 악습들에 가리워져 내 안에서 아직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이야말로 내가 지니고 있는 진정한 나의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5H1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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