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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

by 大建 2016. 7. 21.

브린디시의 성 라우렌시오 사제 학자 기념(연중 제16주간 목요일: 마테 13,10-17)


재작년에 124위 순교 복자 시복식과 아시아청년대회를 위하여 프란치스꼬 교황께서 한국에 다녀가셨다.

많은 사람이 성대하고도 장엄한 행사들에 감명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교황님의 인품과 그분의 가르침에 감명을 받은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 교황이라는 분이 한국에 오셔서, 내가 그분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여하였고 그분을 멀리서나마 바라본 것이 감격스러웠을 뿐인 것 같다.

왜냐 하면, 그분이 다녀가신 후의 한국 교회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맹목적인 자본주의, 신자유주의로부터 탈피하고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로 대표되는 온 세상 피조물을 통해 하느님께 찬미드리고 우리의 집인 지구를 지켜내자는 말씀들,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를 본받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자는 가르침들에 대해 이 나라 교회 안에서, 이 땅의 신자들은 그저 뜬 구름 잡는 소리처럼 여기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이 시대 이 나라에 다시 오신다고 하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저 장엄한 행사 몇 차례를 하고 제 멋에 겨워 하는 정도이거나, 

아니, 사실 그분은 행사같은 것은 싫어하실 터이니 그분 재림의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이 땅의 소위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주님은 이사야서를 인용하여 똑같은 말씀을 하실 것이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 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매일의 성체성사, 미사를 통하여 우리의 삶속에 들어오시는 주님을 우리가 어떻게 모시고 어떻게 따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우리는 성체를 우리 삶속에서 함께 하시는 그분의 현존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는가? 우리는 성경을 통해 들려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귀를 가졌는가?


성체 안에서 그분의 현존을 알아 뵙고, 그분 계시의 말씀들을 새기며, 삶 속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오늘날의 신앙인들에게만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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