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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by 大建 2016. 8. 27.

성녀 모니카 기념일(연중 제21 주간 토요일, 마테 25,14-30)


오늘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고 하신다. 그런데 이 말씀을 얼핏 들으면 요즘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재물, 권력, 그리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닌 것을 이용하고 투자하여 더 많은 것을 획득하게 되고 빈부의 격차가 한없이 커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그 결과로 "개천에서 용 나오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렸다" 하는 자조적인 소리와 함께 절망에 빠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오죽하면 이 나라를 일컬어 "헬조선"이라고까지 하겠는가!


문제는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한 자들이 "공정한 경쟁(fair play)"을 통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까끼 마사오를 비롯한 친일 매국노와 그 자손들의 행적에서 보듯이 정의와 윤리는 팽개쳐 버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마키아벨리즘) 자신들만 잘 살려고 하는 기회주의적이고 심히 이기주의적인 생활 양식이 바탕이 되고, 또 그러한 자세가 소위 성공의 모델로서 사회 안에서 자리잡아 온 결과라는 데에 이 사회 현상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영성 생활 안에서도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는 말씀은 사실로 드러난다. 사실, 은총을 누리는 영혼은 그 은총을 더 누리기 위해 덕을 쌓는데에 열중하고 덕이 쌓일수록 은총이 더욱 풍성하게 허락되는 것을 신학자들은 일컬어 "은총과 덕이 상승 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영성 생활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인 방법으로는 덕을 쌓아나갈 수 없고, 따라서 은총이 아닌 죄를 짓게 하는 악습만을 더 쌓아갈 뿐이라는 점이다. 세상을 정의로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고 그러한 자세로서 선행에 습관을 들이는 사람들만이 덕을 쌓고 합당한 은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나 혼자 잘 살겠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온갖 악덕한 방법으로 세속적인 재물과 권력만을 탐하면 할수록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재물은 더욱 빼앗기며, 은총의 지위에서부터 멀어지게 되고 결국 하느님으로부터 소외되어 황폐하게 멸망하게 되는 영혼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명심하기로 하자. 


오히려 세속의 시류와는 반대로 내가 가진 것을 없는 이들과 나누는 "애덕(愛德)"을 실천하고 그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공동선을 위해서 노력할 때, 정의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실 것임을 명심하고 더욱 더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위해 매진하는 신앙인이 되기로 노력하기로 다짐하자.

                                                                                                                                                            (68S)

숨어서 기회를 노리는 기회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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