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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by 大建 2016. 10. 20.

연중 제29 주간 목요일(루까 12,49-53)


역사상 그리스도교가 들어간 나라들은 거의 예외없이 박해가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 한국교회사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무슨 까닭에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을 그리 싫어한 것일까? 그것은 신앙인들의 삶이 비신앙인들의 삶과는 "다르다"라는 이유에서였을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내용이나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사회 안에서 하는 행동이나 모두 달랐다. 세상 사람들이 다 제사를 지내는데 천주교 신자들은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했다. 또 반상의 구별이 확실한 사회에서 그리스도교인들은 신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형제, 자매"라고 부르며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은 확실히 비신자들이 예전에 보지 못한 것이었다.


바로 이것, "다름"이 대부분의 박해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당시의 위정자들이나 비신자들은 그리스도교인들의 이러한 "다른" 모습으로 말미암아 사회와 국가가 무너질 것을 염려했고 그래서 선제적으로 교회에 대한 박해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 "다름"을 바꿔 말하면 "거룩함"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이 거룩하신 것은 세상의 그 어느 누구, 그 무엇과도 비길 데가 없으신 분이시기에 거룩하신 분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1베드 1,16)는 말씀은 곧, "내가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것처럼 너희도 그렇게 세상 사람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이 산다면 우리는 거룩한 사람, 성도(聖徒)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것이고 그러한 우리 때문에는 결코 박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도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하시는 말씀은 바로 우리가 세상 사람들과는 다르게, 즉 거룩하게 살도록 당신이 오셨다는 말씀이고, 그렇게 우리가 거룩하게 살 때 비신앙인들은 우리에게서 갈라지게 된다는 말씀인 것이다. 


그렇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 무엇보다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이기심과 탐욕에 젖어, 이웃은 물론이요, 하느님도 모르쇠하며 거짓과 불의를 일삼는 자들과 다른 모습으로 거룩하게 살도록 우리를 부르셨다. 그것이 우리 정체성이요, 우리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미 받은 셰례와 견진성사로 말미암아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살게 하는 성령의 불이 이미 우리 마음과 영혼 안에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주님께서 세상을 분열시키는 일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믿지 않는 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거룩하게 살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