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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감미로운 양식

by 大建 2020. 5. 1.

부활 제3 주간 금요일(요한 6,52-59)


바야흐로 소위 "먹방"이 대세인 시절이다. 나는 먹방 프로를 안 보지만, 남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누구든지 같은 것을 먹고 싶어 하게 되는 심리를 이용하는 방송인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왕 음식을 먹을 것이면 맛난 음식을 먹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맛들인 음식은 다시 반복해서 찾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입맛은 다양하고 또 주관적이라서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에 대해 같은 맛을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입맛이 다양한 이유도 있겠지만 어떤 음식에 대해 대하는 자세에 따라서도 호, 불호가 갈릴 수 있다.
즉,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혹은 식재료에 대해 어떤 불쾌한 기억이 있을 때는 남들이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나에게는 "영 아니올시다"이다.

우리 삶에도 그런 어떤 맛이 있지 않을까? 쓴 맛, 단 맛 등...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주님께서 주시는 "단 맛, 감미로움"에 취해서 살아가신 분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열망해야 할 그러한 형제와 그러한 아들을 모시는 것이, 오, 얼마나 거룩하고 소중하고 흡족스럽고 겸손하고 평화롭고 감미롭고 사랑스러운지!"(2신자 56)

예수님께서는“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으로 내 놓으셨다. 그리고 그의 살과 피를 음식으로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게 되는 것이다. 이 말씀은 음식을 먹고 마심으로써 예수님과 하나가 된다는 말이다. 먹고 마시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심으로써 인격적인 결속을 이룬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 안에서의 준비된 영성체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프란치스코 성인은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즉 식별하지 못하고, '합당하지 않게 받아 모시는 자는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이기에, 우리는 합당하게 먹고 마셔야 합니다.  이외에도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도록 합시다. 그리고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합시다. " 라고 한다. 합당한 준비를 하고 그분의 실존을 받아들일 때, 우리가 "흡족스럽고 겸손하고 평화롭고 감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먼저 속을, 우리의 마음을 비워야 하겠다. 그리고 영성체를 통하여 그분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그분 안에 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부디 성체성사의 은총을 통하여 우리의 삶이 그분의 삶처럼 감미로운 맛을 낼 수 있게 성장시켜 주시기를 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