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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by 大建 2020. 5. 7.

부활 제4주간 목요일(요한 13,16-20)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고 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나서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복음의 마지막엔 “내가 보내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인다”고 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마음에 받아들인다는 것은 단순히 그분의 말씀 몇 마디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모든 삶, 전실존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하시는 말씀의 뜻이다. 당신의 가르침 뿐만 아니라 삶 전체를 나의 온 삶으로 받아들일 때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떠한가? 자기보다 강하고 높은 사람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고개를 숙이지만, 자기보다 못하면 대놓고 무시하는 것이 대개의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그것을 현명한 처세술로 치부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복음의 가르침은 우리 삶 속에서 밀려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우러러 보기를 바라고 낮은 자리보다는 항상 높은 자리가, 섬기기보다는 섬김을 받는 것이 항상 더 행복하다 생각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우리들의 한계라고 치부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진정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면 우리는 늘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신앙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신앙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능력, 우리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9,23). 이처럼 크고 값진 선물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간이니 어쩔 수 없다"는 타령만 하고 살아간다면 그야말로 에수님을 팔아넘긴 제자 유다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세상의 떠나시기 전 날 밤 제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주셨다. 섬김을 다른 말로 봉사(서비스)라고 한다. 물질이나 시간이 넉넉한 사람이 선심쓰듯이 베푸는 것이 봉사가 아니라 종이 주인을 섬기듯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던 주님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올바른 봉사, 섬김의 삶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참된 행복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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