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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두려워하지 마라

by 大建 2020. 7. 10.

연중 제14주간 토요일(이사 6,1-8; 마태 10,24-33)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제자들이 하느님이 아닌 다른 이들을, 눈앞에서 자신들을 어떻게 해버릴 수 있는 이들을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스승으로부터 박해에 대한 예고를 몇번 듣고나서는 제자들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이런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와 참 비슷해 보인다. 우리도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다른 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다른 이에게 두려움을 가지면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그 사람에게 쏠리게 된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 마음에 들까, 혹은 반대로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피할 수 있을까에만 마음을 집중하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아마 제자들의 마음도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한 마디로 너희가 두려워해야 하는 분은 하느님이라고, 하느님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여기서 멈추시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향해야 하는 하느님은 두려워서 벌벌 떨어야 하는 그런 분이 아니라, 실은 그들을 아주 귀하게 보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허락없이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머리카락 하나하나를 세어 두실만큼 우리에게 관심을 쏟고 우리를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 부분에서 하느님을 두려워 하라고 말씀하신 주님께서는 다시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하고 가르치신다.

문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렇게 보고 대하시는데, 우리가 이런 하느님을, 하느님의 사랑을 얼마나 깊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지혜의 시초이지만 두려움 안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인 것이다.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고 항상 우리를 보살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주님을 두려워함은 주님의 용서를 받는 첫걸음이며 지혜는 주님의 사랑을 받는다."(지혜 19,18)


두려움을 넘어서서 그분의 사랑에 매료되어서 살아갈 때 우리는 참으로 기쁘게 살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그러한 사랑이 우리 삶을 채우게 될 때 우리는 천사들과 함께 매일 진정한 마음으로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이사 6,1-3)를 미사 안에서나 셍활 속에서나 크게 외치며 감사하는 마음로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