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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

유한한 존재, 인간

by 大建 2011. 2. 18.

연중 제6주간 금요일(창세 11,1-9; 마르 8,34-9,1)


벌써 몇년전에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고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불치병을 정복할 날이 멀지 않았으며, 연구의 발전에 따라서는 인간의 복제는 물론이요,
"우량 인간"의 "제조"도 불가능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인간은 무서울 것이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자.
과연 그 누구가 "우량"을  조건지을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사실 벌써 지구상의 어떤 곳인가에서 무책임한 과학자들이 인간 복제를 시작하였을 것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 오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대부분의 행위는 의식 보다는
축적된 무의식의 체계에 의해 더 많이 지배받고 있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러한 무의식의 체계 안에 자리잡고 있는 "죄"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인간 실존의 가장 큰 비극이다.
이러한 비참한 존재인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복제 혹은 제조해낸다고 하고, 
그로써 온 세상에 명성을 떨쳤다고 하자. 즉 온 세상을 얻었다고 하자.
그러나 자기 자신이 지니고 있는 근본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궁극적인 초월자이신 분께로 향하게 하려는 자세가 없이는
인간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마르 8,36) 그것은 헛되이 바벨탑을 쌓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에 지나지 않겠지. 앞으로 하려고만 하면 못할 일이 없겠구나"
하는 하느님의 말씀(창세 11,6)은 인간을 시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염려하시는 말씀인 것이다.
우리 각자가 "못할 일" 없이 "아무 일"이나 막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영혼을 돌보며, 자기 실존의 한계성을 깨달으며 겸허히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사랑어린 말씀이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려는 노력없이는 당신을 낮추시고 비우시는 하느님을 따를 수도,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닮은 존재가 될 수도 없음을 명심하도록 하자.
밖을 내다 보기 이전에 안을 들여다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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