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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6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공현대축일 후 토요일(요한 3,22-30)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요한3,27) 인간은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께로부터 모든 것을 받아누리며 살아간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단지 그분이 맡겨주시는 동안만 관리하며 그분의 뜻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관리권만을 지닐 뿐이다.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세상의 그 어느 부모도 자식을 소유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그토록 철저히 소유없이 살며 가난을 실천하고자 한 이유다. 내가 그 어떤 것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때 나는 더 많은 것을 지니고자 하는 욕심을 내게 되고, 또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폭력도 불사함으.. 2020. 1. 11.
새 교황을 모시며 새 교황이 탄생하였다. 그분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따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불리기를 희망하셨다. 하늘 나라에 계신 프란치스코 성인은 지금 어떤 마음이실까? 아마도 황공하여 몸둘 바를 모르는 자세를 취하시지 않을까 싶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만큼 겸손하신 분이셨기 때문이다. 또 어떤 명예도 마다할 만큼 아무 것도 자신의 것으로는 돌리지 않을 정도로 가난을 살아가셨던 분이시다. 새 교황님은 그러한 프란치스코를 본받으며 살아오신 분이라고 한다. 대주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기사가 딸린 자가용을 이용하기 보다는 전철이나 버스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사도 손수 마련하여 드시는 등으로. 그러니 교황이 되신 후에도 직접 호텔에 걸어가셔서 숙박비를 지불하셨다 해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으신 분이다. 해외.. 2013. 3. 15.
신중하고 진지하게 연중 제23 주일(다해) 루까 14,25-33 요즈음 젊은이들은 "개념없다", "아무 생각없이 산다"는 말을 너무도 쉽게 한다. 그러나 정말 생각해보자. 인생이 그렇게 생각없이, 개념없이 막 살아도 되는 것인가를... 삶이 즐겁고 기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지만 현실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때로는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르기도 하고 때로는 삶의 상처가 우리 영혼과 마음을 후벼파고 들어 견디기 힘든 아픔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가 삶을 책임없이 막 살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깊이 생각하고 진지하게 성찰하며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우리의 소명(召命)인 것이다. 영원한 생명에의 소명을 완수하신 이는 우리에게 "누구든지 자.. 2010. 9. 5.
나그네가 지녀야 할 것 연중 제4 주간 목요일(마르 6,7-13) 주님께서 제자들을 복음의 전파자로서 파견하신다. 제자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일,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님의 사업을 위해서 떠나는 것이다. 따라서 주님이 원하실 때에는 또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요즈음과 같은 인사 이동의 시기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중의 하나는 역시, 매번 소임지를 옮길 때 마다 반복되는, 지닌 것이 많음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짐이 많으니 소임지 이동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짐을 쌀 때마다 조금씩 줄여보기도 하지만 항상 마찬가지이다. 아무 것도 가지지 말고 떠나라는 주님의 말씀이 얼마나 극단적인 그리고 근본적인 요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인간은 부족함이 없을 때 하느님 찾기를 게을리 .. 2009. 2. 5.
회개의 증거자들 연중 제1 주간 월요일((마르 1,14-20) 예수께서는 공생활 시초에 무엇보다도 회개를 선포하신다. (사실 회개는 그분 공생활의 일관된 메시지였다.) 그리고는 제자들을 부르신다. 회개 선포의 협조자로서 부르시는 것이다. 그러나 회개를 선포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선포자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선포자 = 증거자"의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우리도 말로는 회개를 많이 외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이 얼마나 회개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깊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첫 제자들은 회개, 즉 하느님을 향한다는 것, 하느님을 따른다는 것은 자기 것의 포기를 수반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것을 즉시 실행한다. 아버지와 직업을 포기한 것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도 가난의 선택으로 회개생.. 2009. 1. 12.
글라라 성녀 추도식 + 평화와 선 우리는 조금 전 글라라 성녀께서 755년전 당신을 창조해주신 분께로 돌아가시기 전에 남겨주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성녀께서 유언으로 남겨주신 말씀의 요지는 “주님께서 불러주신 길에 항구히 나아가도록 힘쓰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굳센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자신이 걸어간 길을 여러분 글라라 성녀의 제자들도 같은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걸으라는 초대의 말씀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추도식을 하는 의미는 바로 이것입니다.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우리의 스승 글라라 성녀의 귀천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 추도식이 아니라, 그분의 성덕을 기리며 그분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의 삶에 새로운 전기로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추도식을 라틴말로 Transitus 라고 하는데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전이(轉移), .. 2008.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