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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25

불행하여라 연중 제28 주간 수요일(루까 11,42-46) 오늘의 복음 말씀은 불행선언이다. "참된 행복에 대한 선언"과 대비되는 불행선언인 것이다. "불행하여라,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은 사람들". "불행하여라,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오늘 주님께서 호된 나무람을 하고 계신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율법조문들에는 충실했을지는 몰라도, 교만과 허세로 가득차 하느님을 형식적으로만 공경하며 다른 사람들을 멸시하는 등 위선으로 가득찬 삶을 살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2012. 10. 17.
철부지의 단순성 연중 제15 주간 수요일(마테 11,25-27)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철부지는 어떤 사람들일까? 가장 좋은 예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성 프란치스꼬 대축일 미사 복음은 오늘 복음과 같은 내용이다. 그만큼 프란치스꼬는 철부지처럼 하느님 아버지께 의탁하며 살았고, 하느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명하며 한치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이고 사신 분이다. "그가 주님께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어떤 숲 속을 지나갈 때였다. 느닷없이 강도들이 그에게 달려들었다. 네 놈이 누구냐고 그들이 사납게 물었을 때, 하느님의 사람은 자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 '나는 위대하신 하느님의 사신(使臣)이오. 무슨 일입니까?' 그러자 그들은 그를 두들겨 패고는 눈이 쌓인 구덩이에다 집어던지고 다음.. 2012. 7. 18.
두려움과 체면을 넘어서 연중 제4 주간 화요일(마르코 . 5,21-43) 오늘 복음은 우리가 믿음의 길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두 가지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먼저, 그 하나는 두려움이다. 하느님께 대한 지나친 두려움이 오히려 그분께 나아가는 믿음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이는 하느님을 심판주, 벌주시는 분으로만 생각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계시에 나타나는 하느님,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그러한 두려움의 대상, 우리를 감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처벌하는 그런 독재자, 폭군이 아니시다. 오히려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신"(요한 3,16) 분이시다. 하느님의 강생은 인간의 두려움을 없이 하고 당신과 사랑.. 2011. 2. 1.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공현 후 토요일(요한 3,22-30) 1. 무주리조트 입구에는 식당촌이 있다. 그런데 여기 식당들은 한결같이 전주집이거나 전주식당이다. "전주집", "진짜전주식당", ""원조전주식당", "참전주집"... 이런 식이다. 이름에서부터 식상하여, 특별한 집은 없겠거니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해장국집으로 유명한 양평에는 "한국에서 두번째로 맛있는 해장국집"이라는 간판을 건 식당이 있다. 두번째로 맛있는 집의 음식은 어떨까 하고 궁금하게 되고 가서 첫번째집은 어떤 집인지 물어보고 싶어지게 하는 간판이다. 2. 조만간 다시 청문회가 열릴 듯 하다. 이번에도 국민들 울화통만 터지게 하는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 비슷한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의 청문회에 나온 인간들은 도대체가 .. 2011. 1. 8.
단순한 진리 연중 제30 주간 토요일(루까 14,1. 7-11.) ------------------------------------ 1. 몇년 전 형제 몇 명이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대화를 하던 중에 수호자 형제(원장)가 어떤 사실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신 것이 드러났다. 그러자 그 형제는 누가 뭐라기도 전에 먼저 "아이 참, 바보같이, 그런 것도 모르다니..."하고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는 원래 잘난 척을 잘하는 사람이라 남의 문제에 대해서 꼭 한 마디 하는 버릇이 있는데, 원장님이 먼저 그렇게 말씀하시니, 나는 웃으면서 "원장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할 말이 없잖아요!"하고 마는 수 밖에 없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이야기함으로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아버리는 "바.. 2010. 10. 30.
당신은 누구요? 1월2일 주님 공현 전 토요일(요한 1,19,28) -------------------------------------- 1.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어느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다. 어떤 청년이 모 회사에 응시를 하여 면접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면접관이 꼭 보고 싶었다고 했단다.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하였기 때문에... 면접관이 이력서를 살펴보니, 국내 유수의 명문 대학 출신에, 이러저러한 자격증도 여럿이고, 여러 가지 운동도 잘 하는 것으로 적혀 있었기에 이렇게 만능인 청년을 꼭 만나보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그 청년은 자기가 이력서 쓰는 것을 잘 몰라서 인터넷에 떠 있는 이력서 작성 예문을 가져다가 이름과 생년월일 정도만 수정하고 그냥 제출하였다는 것을 생각해내었다고 한다. 요즈.. 2010.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