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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 주간5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부활 제5 주간 토요일(요한 15,18-21)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고 하신다.이 말씀을 달리 표현해 본다면 "내가 너희를 성별(聖別)하였다"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성별이라는 말은 바로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축성"(祝聖, consecratio)과 같은 뜻을 지니는 말이다. 그렇다. 주님께서 우리를 뽑아 세우심으로써 우리는 축성된 존재가 되었다. 이것이 우리 세례성사의 의미인 것이다. 그런데, 사실 주님께서 우리를 축성해주셨다는 것은 참으로 영광된 일임에 틀림없지만 그만큼 우리의 책임도 커지는 것이다. 세상과 다르게 살도록 주님께서 우리를 뽑아내셨다면, 우리는 세상의 가치관을 따르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나가며, .. 2015. 5. 9.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부활 제5 주간 화요일(요한 14,27-31) 세상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갈구하며 살아가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엉뚱한 곳에서 평화를 찾으려 한다. 평화의 사도라 불리는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겪었던 실제 이야기다. 성인이 공동체 생활을 시작할 무렵 아씨시의 귀도 주교가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고 있으니 여러분의 생활은 너무 어렵고 힘든 것 같다"고 하자 프란치스코가 대답한 말은 이것이었다. "주교님, 우리가 재물을 소유하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기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다툼과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부 때문입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형제를 사랑하는 것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도 방해를 받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세상에서 아무런 물질적인 부도 원치 않습니다."프란치스코가 그토록 가난.. 2015. 5. 5.
가서 열매를 맺어라 부활 제5 주간 금요일(요한 15,12-17) 1. 다른 모든 것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사진도 시기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꽃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시기를 잘 맞추어서 가야지 꽃이 아름답게 활짝 피어난 것을 볼 수 있지, 그렇지 않고 너무 일찍 가면 잎사귀만 보고서 실망하고 오거나, 또는 너무 늦게 가서 열매 혹은 씨방만을 보고 오게 된다. 2. 이렇게 식물들은 대부분 싹을 티우고 자라나서, 꽃을 피우고 벌 나비의 도움을 받아 수분을 하여 열매를 맺게 된다. 그 열매로서 한 식물은 자신의 존재를 후대에 넘겨주게 된다. 그리고 한 식물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두 말할 나위없이 꽃이 피었을 때이다. 아름다움이 피어나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를 이어 갈 수 없다! 3.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 2014. 5. 23.
열매맺는 삶 부활 제5 주간 수요일(요한 15,1-8) 오늘의 복음은 너무도 잘 알려진 포도나무의 비유 말씀이다. 이 비유를 통하여 주님께서는 우리가 많은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우리가 열매맺는 삶을 살기를 바라시는 것은 다음과 같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는 열매맺는 삶을 삶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가 있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8).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는 단순히 종교인으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의 제자,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되도록 부르셨다. 그리고 제자로 부르심을 받은 증거가 바로 열매맺음인 것이다. 그분의 가르침과 행적에 감화를 받고 기쁘게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열매, 또한 이웃에게 그러한 기쁨을 전해주는 열매를 맺는 것이 바로 .. 2013. 5. 1.
종이 아닌 벗으로 부활 제5 주간 금요일(요한 15,12-17) 오늘날에 집에 하인들 두고 사는 사람은 적어도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많지 않다. 그러나 군사 독재 시절 인간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인건비가 무척이나 쌌던 시절에는 웬만한 가정에서 가정부(소위 식모)를 두고 살았다. 그 당시 가정부들은 그야말로 하인, 종노릇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인격적인 대우를 기대한다는 것은 그 당시로서는 미친 소리였다. 그러니 제대로 된 대화가 있을 리가 만무하다. 주인은 그저 시킬 일을 시키면 그만이요, 가정부 또한 묵묵히 자기 일만 하면 그뿐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관계 안에서도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열린 마음을 가진 주인이 보다 친절하게 가정부를 대해 주고 자기 가정 일을 이야기하고 하면 가정부로서.. 2009.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