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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샌디에고 2

by 大建 201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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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에 오기 전에는 미국여행에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여행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중에 가보지 뭐..." 이런 식으로 후순위로 자리잡던 것이 미국이었다.
이번에 오면서도 제일 주안점은 3대캐년 등 국립공원의 자연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목표였기에 도시 풍경은 별 관심이 없었다. TV나 영화에서 보고 싶지 않아도 많이  보게 되는 것이 미국의 도시 풍경들이지 않은가!
이렇게 관심이 없다보니 미국에 대해서는 사실 무지한 수준이었고 여행을 준비하는 공부도 하지 않았다.

샌디에고에 대해서도 그러했다.
샌디에고가 미국 서부의 작은 도시들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위키백과에 의하면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두번째, 미국에서는 여덟번째로 큰 도시이다!"
내심으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하면서 당황스러워 하는 나를 주 미쉘 자매는 샌디에고 전경을 바라다 볼 수 있는 Cabrillo National Monument로 인도한다.
샌디에고의 포인트 로마(Point Loma) 제일 끝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미국의 군사적인 요충지이지만, 낮 동안에는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 등대에서 보면 샌디에고 다운타운과 태평양 바다, 일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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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rillo에서 내려다본 샌디에고 전경과 바다.


Point Loma 에는 Cabrillo의 상이 서 있다. Juan Rodríguez Cabrillo는 포루투칼 탐험가인데 1542년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을 발견했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는 올드 포인트 로마(Old Point Loma)등대, 고래전망대 등이 있으며, 들어오는 길에는 참전용사들과 퇴역군인들이 묻혀 있는 국립묘지가 있다.
그러나 나는 샌디에고에 대한 충격 때문인지 포인트 로마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카메라를 꺼내 까브릴료의 상과 등대를 찍을 생각을 하지 못하였고, 다만 샌디에고 전경만을 열심히 찍고 내려왔다...

항구 근처에서 모처럼 양식으로 점심 식사를 한 뒤 우리는 La Jolla라고 불리는 휴양지로 향하였다. 내가 도시보다는 자연에 관심이 있다는 것에 착안한 미쉘 씨가 그리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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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Jolla 가는 길 해안 바위 위에 모여 있는 펠리칸.

자연의 모습 그대로의 펠리칸을 화각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던지... 망원렌즈에 대한 아쉬움을 삭이며  La Jolla로의 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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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여 해안 한 모퉁이에 보니 물개들이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정착되기까지 시민들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해수욕객들, 특히 아이들에게 해로울 수 있으니 물개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측과 인간과 물개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측 사이에...
결국 후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한쪽에서는 물개들이 저 나름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민주주의란 것은 이런 것이다.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자연을 훼손하기 보다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토론과 소통"을 통해 찾아내고, 그에 따르는 것이다.
2mb 정부와 친미 사대주의자들이 진정 미국으로부터 배울 것은 이러한 것이다!

샌디에고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몇몇 사람들은 한결같이 Sea World나 동물원에 다녀왔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동물원보다 좋은 곳에 다녀왔다고 나는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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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떠나 우리는 Balboa Park로 향하였다. 워싱턴 DC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박물관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스페인풍으로 지어졌고 공원의 크기도 엄청나다. 시간이 많지 않기에 박물관들에는 들어가보지 않고 멋진 건물들 모습만 눈으로 바라보고 내려오다가 카메라를 꺼내지 않은 것이 아쉬워서 한 장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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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rillo 반대편(동쪽)에서 바라다 본 샌디에고


저녁 식사가 약속되어 있어서 우리는 서둘러 시내로 들어갔지만 이 날 시내에서는 무슨 야외 음악회가 있어서 교통이 무척이나 혼잡했다.
우리가 식사를 한 곳은 교포가 운영하는 브라질식 바베큐 식당이었다. 규모가 제법 큰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로 성황 중이었다.
한참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무희 한 사람이 나와서 식탁 사이로 돌아다니며 여흥을 돋군다.
그녀의 몸매를 보고는 씁쓸한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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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듯이 무희는 날씬한 몸매가 아니었다. 오히려 여기저기 늘어진 살집이 축은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라의 모습으로 춤을 추며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 그리고 저런 사람이라도 고용하여 손님을 끌어야 하는 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의 일면임을 생각하자 잘 먹고 있던 츄라스코는 이내 역겨움으로 내 입에서 멀어져갔다.

이곳에서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송 회장 댁으로 돌아와 삼회원 몇 가족들과 밤늦게까지 담소를 나눈 후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샌디에고 한인 본당에서 함께 주일 미사를 한 뒤, 신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송 회장님 부인과 삼회원 자매 몇명은 다시 산 후안 까페스트라노 미션을 거쳐나를 LA까지 고이 "모셔" 주었다. 정말 너무도 송구스러웠다.
이 자리를 빌어 송 회장님 내외와, 샌디에고 안내를 맡았던 주 미셸 자매님과 그 딸,  LA까지 동행한 삼회원 자매님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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