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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36

주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주님 공현 후 금요일(루까 5,12-16) "아주 큰 농원에서 나란히 자라고 있는 세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이들은 어린 묘목답게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었고, 장차 한 그루의 큰 나무가 되었을 때의 자신들의 계획에 관하여 말했다. 첫째 묘목은 큰 저택의 건축 재료로 쓰여 목재로서의 아름다운 무늬를 사람들에게 보이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다고 했다. 둘째 묘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람선의 가장 높은 돛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는 그러면 어떤 항구에 가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셋째 묘묙은 야외극장의 건축 재료로 쓰이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야외극장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에 가장 잘 보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세.. 2013. 1. 11.
분별력없는 부모 연중 제32 주간 토요일(루까18,1-8) 요즈음 도시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가지고 하는 일은 대개 한 가지다. 게임! 부모들이 24개월 할부라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양이지만 가격은 보통 70-80만원 정도이다. 그러니까 이 아이들은 각기 80만원짜리 게임기를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이렇게 호사를 누리는 나라가 지구상에 대한민국말고 또 어디 있을까! 나는 이러한 문제가 초등학생들이 철이 없어서가 아니라, 부모들이 철이 없어서, 부모들이 분별력이 없어서, 부모들이 스마트하지 못해서 즉 부모들이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에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은 것인지 가르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는 부모도 면허를 따게 해야 .. 2012. 11. 17.
목동수도원 성당 내가 사는 대전 목동 수도원의 성당 모습이다. 목동 수도원은 작은형제회 회원이라면 반드시 거처가게 되는 수련소다. 그래서 모든 형제들이 목동수도원을 마음의 고향이라고 부른다. 작은형제들이 수련기를 보내면서 하느님과 "진한 연애"를 하는 곳, 그분의 사랑의 침묵에 맛들이고 그 침묵을 배우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수도원의 성당이다. 우리 작은형제회의 수도원마다 성당이 다 있지만 나는 이 목동수도원의 성당을 가장 좋아한다. 영혼이 침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그런 분위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 누가 이 성당에 와서 기도하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머니의 품과 같이 아늑함을 느끼며 잠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러한 분위기의 작은 성당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러한 성당에 수련받던 시절처럼 자주 가지.. 2012. 9. 17.
숨어계시는 하느님 재의 수요일(마테 6,1-6. 16-18)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자선, 기도, 단식을 할 때에는 남 모르게 숨어서 하라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오늘 한 가지 드러내고 싶다. 오늘부터 담배를 끊었다! 금연과, 금주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에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밝히는 것이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사순절만큼은 악습 중의 악습에 속하는 흡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란다. 그나저나 자선, 기도, 단식을 할 때에는 왜 남 모르게 숨어서 하라고 말씀하셨을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과, "숨어계시는 하느님(Deus Absconditus)"(18)과 관계를 맺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아니 계시는 곳 없이 계시는 분이시지만, 불완전한 우리 눈에는 "아.. 2012. 2. 22.
기도의 효과 연중 제32 주간 토요일(루까 18,1-8) 1. 상담의 원칙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내담자의 말을 끈기있게 들어주라는 것이다. 상담자의 역할은 말을 많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인내로이 감정이입의 상태로 내담자의 말을 들으면서 가끔 이야기를 정리해주고,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게 도움말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상담을 할 경우 대개는 내담자가 긴 시간 이야기를 한 끝에 스스로 해결책, 또는 문제점을 깨닫게 된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하느님께서는 대개 들어주시는 편이다. 내가 긴 시간 그분과 대화를 할 때 그분은 묵묵히 듣고 계시다가 가끔 섬광과 같은 지혜를 주시고 나는 그 안에서 답을 얻게 된다. 그분께서 구구절절 해결책을 제시하시는 것이 아니다. 2. 벌써 오래 전의 이야.. 2011. 11. 12.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부활 제5 주간 금요일(요한 15,12-17) "나는 그 사람을 뽑지 않았습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란다. 심지어는 분명히 그에게 표를 던졌을 만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드러내놓고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2007년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은 63%였다. 현재의 대통령은 48.7%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그러니까 전체 국민의 약 30%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그런데 현재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한다. 임기말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및 정부가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모습에 적지 않은 이들이 회의를 느끼고 있고, 심지어는 딴나라당 내에서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고 한다. 전체 국민의 30% 정도의 지지밖에 받지 못하고 탄생한 정권이라면 뽑아.. 2011.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