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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8

생명을 위한 따름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신명 11,26; 루까 9,22-25) 오늘 독서와 복음의 주제는 한결같이 "생명을 위한 따름"이다.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걸으면, 너희가 살고 번성할 것이다"(신명 30,16). 주님께서는 여기서 "사랑, 따름 = 생명, 축복: 증오, 무관심, 배반 = 죽음, 저주" 의 등식을 제시하고 계신다. 그런데 공자는 "순천자(順天者)는 살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고 했다. 즉, 하늘의 뜻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은 살 것이요,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는 뜻이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이 순리요 생명이라는 사실이 역설되어 온 것이다. 복음에서도 역시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2014. 3. 6.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부활 제4 주간 화요일(요한 10,22-30) 휴가 마지막 날 대관령에 있는 어느 목장에 다녀왔다. 다음 날이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하는 성소주일 즉 부활 제4 주일이었기에 양들의 모습을 보며 묵상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전망대까지는 셔틀버스를 타게 되어 있어서, 전망대에 도달하여 천천히 풍광을 감상하며 아름다우신 창조주께 감사를 드리면서 걸어내려 오고 있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 좌우에는 여러가지 봄꽃들, 특히 주변에서 보기 힘든 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곳에 그동안 몇번 와 보았지만 이렇게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는 곳인 줄은 미처 몰랐었다.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셔터를 누르면서 거의 끝까지 내려온 곳에 어린 양들을 모아두는 우리가 있었다. 주변에는 이미 여러 사람이 어린 양들을.. 2012. 5. 1.
불행 선언 연중 제28 주간 수요일(루까 11,42-46) 먼저 오늘 복음을 묵상하고 이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참된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치닫는 삶을 살아왔는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하여라,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불행하여라,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은 사람들". "불행하여라,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오늘의 복음 말씀은 불행선언이다. "참된 행복에 대한 선언"과 대비되는 불행선언인 것이다. 불행선언의 특징은 무엇인가?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따라 자기 인생관을 바꾸고,.. 2010. 10. 13.
동양난 지난 번 사진 전시회 때 들어온 난입니다. 본당 집무실에 가져다 놓았는데 방안 공기가 탁한데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잘 살아 꽃을 피웠습니다. 강한 생명력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우리도 스스로의 몸을 잘 보살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에 대해 외경심을 지니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2010. 3. 9.
전능하신 하느님 12월 19일(루까 1,5-25) 내가 주례한 부부들 중에는 불임부부들이 더러 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의 아픔을 지켜볼뿐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으니 더 답답하기만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작년 초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들 중 한 부부가 몇년 동안의 노심초사끝에 드디어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었고 드디어 작년 11월에 예쁜 옥동자를 낳아서 지금은 어엿한 아기의 부모로서 기쁘게 살아가고 있다. 사실 몇년 만에 아기를 가지게 되는 경우는 더러 있는 듯 하다. 이들에게 임신과 출산은 기적으로 받아들여질 듯 싶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는 각각 한나와 엘리사벳의 이야기를 전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는 점과 나이가 많다는 점이다. 7, 80대의 노인이 임신, 출산을 하였다는 소식을 가.. 2009. 12. 19.
▶◀ 검은띠밤나방 지하실에 내려갔다가 계단 모서리에 있는 나방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이 나방은 주로 7-8월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겨울까지 어떻게 무엇을 먹고 살아있는지 신기하네요. 카메라를 바짝 들이대어도 미동도 없기에 혹시 죽은 것이 아닐까 살짝 건드려 보았더니 날아가지 않고 약간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겨우 연명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한갖 미물도 저렇게 생에의 집착이 강한데...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외치던 이들을 참혹하게 죽음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은 인간들을 생각하면 다시 울화가 치밉니다. 우리가 많은 곤충들을 해충이라며 함부로 죽이지만 그러한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 검은띠밤나방처럼 해충 여부가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은 곤충조차도 우리는 그저 징그럽다.. 2009.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