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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480

네가 날 알아? 사순 제3 주간 토요일 얼마 전에 모 장관후보로 지명되었던 사람이 땅 투기가 문제가 되자 해명을 한 말이 더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자기는 땅 투기를 한 것이 아니고 땅을 원래 사랑하기에 그 땅을 샀던 것이란다.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을 말이 아니겠는가! 결국 이 후보자는 사퇴를 하고 말았고 이 사람의 신용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자기가 산 땅에 고이 묻어주길 바란다! --) 이렇게 공적으로 한 말은 그저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라는 평을 세상에 남길 뿐이다. 그러나 개인간에 하는 대화에 문제가 생기면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대화는 진실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과 만나서 "나는 평생 거짓말도 안하고 아무런 죄도 짓지 않고 살아간다"고 말한다고 하자. 혹자는 내가 신부요, 수도.. 2008. 3. 1.
멀리 바라보이는 하느님 나라 사순 제3 주간 금요일(마르 12,28ㄴ-34) 가끔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사람들이 북녘 땅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눈물을 짓는 모습이 TV에 나온다. 자기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이산 가족의 피맺힌 한이 가슴에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빤히 바라만 보면서 갈 수 없는 그 아픔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오늘 주님께서는 사랑의 계명에 대해서 잘 대답하는 율법학자에게 "너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와 있다" 하고 말씀하신다. "가까이 와 있다"는 말은 "그 안에 있다"라는 말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마치도 이산가족들이 "가까이" 바라 보이는 고향 땅을 보며 눈물짓는 것이 실제로 그곳을 방문하거나 그곳에 사는 것과는 다르듯이 말이다. 율법학자는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하느님께.. 2008. 2. 29.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2008. 2. 24.
단순한 마음 대림 제1 주간 화요일 가끔 신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본당에서 신부님, 수녀님들이 사람을 편애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부유한 사람, 학식이 많은 사람만 가까이 한다는 이야기다. 많은 경우 오해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능력 있는 사람, 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방법이 꼭 좋은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 성직자나 수도자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 자기를 드러낼 기회로 삼거나 자신의 지위, 재산, 학식 등을 내세우며 자신의 뜻대로 일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오히려 공동체는 분열되고 하느님의 일이 아닌 어느 한 개인의 일이 되어 버린다. 성직자, 수도자가 아니더라도 평신도들에게서도.. 2008. 2. 22.
영광을 위하여 사순 제2 주일(가해) 곧 다가올 죽음을 생각하지 못하고 오직 영광만을 바라며 그 속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세상 속에 갇혀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베드로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희생보다는 편안함을 바라고, 형제들을 사랑하기보다는 형제들이 나를 사랑해 주기를 더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주기보다는 더 갖기를 열망하고 사회적 위치나 부귀영화에 연연하여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두려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순절을 지내고 있는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의 중심을 하느님께로 옮기고 회개와 보속의 시간을 가지면서 극기와 희생으로 이웃과 진정으로 나누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오늘 제1 독서의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우리를 그러한 삶으로 초대하고 있다. 아브라함 역.. 2008. 2. 17.
광야로 나가자 사순 제1 주일(가해)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성령의 인도를 받아 광야로 나가셨다. 광야는 어떠한 곳인가? 한 마디로 생존의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곳이다. 광야에서 인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하느님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이다. 자신의 무능력을 체험하기에 전능하신 하느님을 찾게 되고, 또 조용히 자기 마음 안에서 들려오는 그분의 말씀에 귀기울일 수 있는 은총의 장소이다. 그러한 곳에서 예수는 유혹을 받으셨다. 역설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이 사건은 유혹이 결코 외부로부터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한다. 내 마음 안에서 악마는 오늘도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IMF 한파가 한창이던 때에 외국의 어느 언론사에서는 각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도를 조사했다고.. 2008.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