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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23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 부활 제3 주간 목요일 (요한 6,44-51)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의 스승으로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하시며 생명의 빵이신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정말로 알아듣기 힘든 이 말씀의 끝에 제자들조차도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60) 하고 수근댑니다. 사실 우리도 듣고 있기 어려운 이 말씀보다는, 차라리 예수님께서 인용하시는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는 우리가 잘 기억하지는 못하는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54,13)이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오해하지.. 2009. 4. 30.
부활의 증인들 부활 제2 주일(사도 4,32-35) 한국사람 중에 누가 만일 "거북선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대부분이 당시의 거북선의 유물을 실제로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극히 단편적인 역사자료에만 전해져 내려오는 거북선의 존재를 믿을만한 것으로 여기고 받아들이기 때문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거북선의 존재를 믿는 것은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근거 때문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아직 광복절이 되려면 4달 가량이 남았지만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왕이 항복을 선언하고 조선의 해방을 발표했을 때 라디오를 통해 직접 그 음성을 들은 사람들 중에도 처음.. 2009. 4. 19.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보느냐? 연중 제15 주간 금요일(마테 12,1-8) ================================ 고해성사를 듣다 보면 "남편이 성당에 다니지 않아서 미워 죽겠습니다", "자식들이 냉담중이라 욕을 했습니다..." 하는 고백을 적지 않게 듣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다른 사람이 믿지 않고, 열심하지 않은 것이 그렇게 미움을 받고 욕을 먹을 일인가...? 믿는다고 하는 내가 믿지 않는 사람을 욕하고 미워한다면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도대체 무엇인가? 내가 믿는 사람이라면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믿는다는 것이 단순히 경신례, 미사에 많이 참례하고 습관적인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이라면 그 믿음은 정말로 의미가 없는 것이리라. 그리스도교 영성의 본질은 경.. 2008. 7. 18.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연중 제7 주간 월요일(마르 9,14-29)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하고 말씀하셨다.(9,22-23) 여기서 "믿는 이"는 과연 누구를 지칭하시는 것일까? 바로 당신을 가리키시는 말씀이다. 즉 당신이 믿는 이, "신앙인"이기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흔히 예수님을 믿으라고 하지만, 예수님의 신앙을 본받으라는 말을 들어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분은 여기서 밝히고 계시듯이 분명히, 믿음을 지니신 이, 신앙인시었다. 히브 12,2은 예수님을 "믿음의 근원이요, 완성자"로 제시하고 있지 않은가! 믿음이란 자신의 유한성,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며 따라서 무한자, 절대자이신 하느.. 2008. 5. 19.
아버지가 계시기에 부활 제7 주간 월요일(요한 16,29-33) 오늘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고 계신다. 수난을 앞두고 불안해 하는 제자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전해주시는 것이다. 이말은 당신은 평화를 누리고 계시다는 뜻이다. 우리가 마음 속에 평화를 간직하지 못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평화를 전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도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면서 “여러분이 말로 전하는 평화를 여러분의 마음 속에 가능한 한 가득히 간직하기 바랍니다”(세 동료 58)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로서 수난을 앞두고 계심을 알면서, 그리고 당신께서 말씀하시듯이 제자들이 흩어져 갈 것이라는 것을 아시면서 어떻게 당신은 평화를 잃지 않으셨을까?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16.. 2008.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