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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희망 사랑/강론, 묵상480

두려워하지 마라 연중 제14주간 토요일(이사 6,1-8; 마태 10,24-33)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제자들이 하느님이 아닌 다른 이들을, 눈앞에서 자신들을 어떻게 해버릴 수 있는 이들을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스승으로부터 박해에 대한 예고를 몇번 듣고나서는 제자들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이런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우리와 참 비슷해 보인다. 우리도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다른 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다른 이에게 두려움을 가지면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그 사람에.. 2020. 7. 10.
법 정신의 완성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오셨다고 한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이 율법의 파괴자라며 핍박의 그 이유를 찾으려 했지만 역시 예수님은 지혜롭게 오해를 불식시키신다.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을 책망하신 내용은 무엇인가? 하느님께서 사람을 위해 내려주신 것이 법인데, 사람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잘못 이해하게 하고 사람을 살리는 법이 아닌 죽이는 법, 사람으로 하여금 기쁘고 행복하게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구속하고 힘들게 하는 결과가 되어 버렸다. 율법을 악용해서 사람들에게 온갖 짐을 지우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힘없는 민중들에게만 율법의 준수를 강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반율법적인 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결.. 2020. 6. 9.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부활 제4 주간 토요일(요한 14,7-14)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하며 호통을 치신다. 제자들의 믿음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나무라신다. 성 프란치스코 또한 바로 이 말씀을 인용하면서 "주 예수를 영과 신성으로 보지 않고, 인성으로만 보아 그분이 하느님의 참 아드님이시라는 것을 보지도 않았고 믿지도 않았던 모든 사람은 단죄받았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님의 말씀을 통하여 제대 위에서 사제의 손으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축성되는 성사를 보면.. 2020. 5. 9.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부활 제4주간 목요일(요한 13,16-20)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고 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나서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복음의 마지막엔 “내가 보내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인다”고 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마음에 받아들인다는 것은 단순히 그분의 말씀 몇 마디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모든 삶, 전실존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하시는 말씀의 뜻이다. 당신의 가르침 뿐만 아니라 삶 전체를 나의 온 삶으로 받아들일 때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 2020. 5. 7.
감미로운 양식 부활 제3 주간 금요일(요한 6,52-59) 바야흐로 소위 "먹방"이 대세인 시절이다. 나는 먹방 프로를 안 보지만, 남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누구든지 같은 것을 먹고 싶어 하게 되는 심리를 이용하는 방송인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왕 음식을 먹을 것이면 맛난 음식을 먹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맛들인 음식은 다시 반복해서 찾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입맛은 다양하고 또 주관적이라서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에 대해 같은 맛을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입맛이 다양한 이유도 있겠지만 어떤 음식에 대해 대하는 자세에 따라서도 호, 불호가 갈릴 수 있다. 즉,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혹은 식재료에 대해 어떤 불쾌한 기억이 있을 때는 남들이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나에게는 "영 아니올시.. 2020. 5. 1.
구원하시는 하느님 부활 제2 주간 수요일(요한 3,16-21) 흔히 부처님은 대자대비하신 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하느님은 "대대자자대대비비하신 분이아닐까?" 하고 혼자 너스레를 떨어 본다. 그렇게 자비하신 하느님이신데, 그분이 종말에는 우리를 엄하게 심판하시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두려워 하기만 하는 신앙인이 적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사랑 자체이시고 자비 지극하시다는 하느님께서 나약한 인간을 어찌 그리 엄하게만 다루시겠는가? 하느님께서 우리를 심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심판을 불러들인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사실 인간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믿고 그분 뜻에 맞게 살겠다는 결심으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꾸려나감으로써 구원을 불러들일 수도 있고, 반면에 하느님을 믿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만 살다.. 2020. 4. 22.